고향의 여름 /곽연경 동구 밖 포도알 영그는 소리에 실바람 살랑이고 앞 산 너머 양 구름이 무리지어 넘실거리면 바스라질 듯 내리쪼이는 8월의 햇살 아래 파르라한 곡식 이삭들이 너른 들을 그득 채우리라. 볕 좋은 마당 한 켠에 빨간 고추가 시원스레 익어가고 옥상 위 아기 빨래들이 흥에 겨워 들썩이면 피.. Writing/Poem 2015.02.10
후회없이 살 수만 있다면 /용혜원 나에게 주어진 삶 동안 기거해야 할 공간이 얼마나 될까 아무리 넓다 한들 아무리 좁다 한들 지구의 어느 한 모서리 한 귀퉁이에 살며 잠시 잠깐 머물다 갈 텐데 욕심내어 산다 하여도 내 것이 얼마나 될까 늘 숨 잘 쉬며 살아가는 듯해도 마지막 남은 숨까지 몰아쉬는 이별인데 무슨 속셈.. Writing/Poem 2015.02.10
당신은 보석 같은 사람 때로는 자기 자신을 잘 알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자신에게서 어떤 향기가 나는지 때론 누군가로 인해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당신은 내가 본 어떤 사람 보다도 매력적이고 인간적이며 누구에게나 힘이 되고 등불이 되어주는 사람입니다. 나 아닌 타인.. Writing/Poem 2015.02.10
내 마음의 기도 아침에 눈을 뜨면 무릎을 꿇고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내 앞에 놓인 새로운 하루가 너무 고맙다고 말입니다. 힘들고 어려웠던 어제는 말끔히 잊어버리고 새로운 출발선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낍니다. 비록 내가 힘들더라도 지치고 병든 사람이 편안하게 기댈 수 있도록 미소를.. Writing/Poem 2015.02.10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 당신이었으면 합니다. 내 가슴에 담백한 웃음으로 찾아와 세월을 안타까워하며 위안의 차 한 잔에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 차가운 밤바람 맞으며 그 곁에 앉자 내 이야기를 들어 줄줄 아는 사람. 밤하늘에 별을 세며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짊어지고 길 떠나는 책.. Writing/Poem 2015.02.10
그대가 비로 내리면 /이효녕 비가 내리면 내 가슴에 숨어 서로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는 강물처럼 불어나는 사랑의 추억 넘칠 수 없고 잠길 수 없어 빗물 따라 말없이 흘러가면 그대 곁에 금방 닿을 수 있을까 이리 저리 밀려다니는 구름과도 같이 떠도는 그리움 가슴이 작아 차마 담지 못하고 추억만 비로 주룩주룩 .. Writing/Poem 2015.02.10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박우현 이십 대에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 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삼십 대에는 마흔이 무서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 Writing/Poem 2015.02.10
그 사람을 만나고 싶다 /롱펠로우 항상 푸른 잎새로 살아가는 사람을 오늘 만나고 싶다 언제 보아도 언제나 바람으로 스쳐 만나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 밤하늘의 별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온갖 유혹과 폭력 앞에서도 흔들림이 없이 언제나 제갈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의연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언제나 마음을 하늘로 열.. Writing/Poem 2015.02.10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 Writing/Poem 2015.02.10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김용택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나 홀로 걷는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지기 전에 그대가 와서 반짝이는 이슬을 텁니다. 나는 캄캄하게 젖고 내 옷깃은 자꾸 젖어 그대를 돌아봅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마르기 전에도 숲에는 새들이 날고 바람이 일어 그대를 향해 감추어두었.. Writing/Poem 2015.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