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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리지 /이중환

혜공 2015. 2. 16. 10:46

 

 

 

 

 

책소개

 

조선시대 지식인의 우리 국토 편력기

고전을 보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오래된 책방』시리즈. 장롱 속에 갇힌 고전을 꺼내 오늘날 우리와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새롭게 구성하였다. 고풍스러운 말투와 한자 어휘, 빽빽한 본문을 벗어나, 다양한 도판과 풍부한 주석을 바탕으로 고전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13권에서는 실학사상에 바탕을 둔 대표적인 인문지리서인 <택리지>를 번역하였다. <택리지>는 여느 지리서와 달리 '살 만한 곳은 어디인가'라는 문제의식을 통해 지리와 인문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역사와 문학과 철학을 아우르면서 우리 땅의 진경을 펼쳐 보인다. 또한 18세기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 산업, 교통, 국방, 풍수지리, 환경 문제 등에 대한 다채로운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우리 산천을 따라 각 고을의 인심과 풍속, 역사와 문화, 물자 등을 논한 이중환의 발자취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아울러 이중환의 생애, <택리지>에 나타난 이중환의 실학사상 등과 같은 보충 자료를 실어 역사적인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저자소개 이중환[1690.12.15~1756.1.2]

 

어릴 때부터 뛰어난 문장을 지었으며 박학했다는 그는 8촌간인 실학자 성호 이익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버지 이진휴의 관직이 달라질 때마다 여러 지방을 가 볼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친우들과 시문으로 사귈 수 있었다. 이런 경험과 타고난 시문의 자질이 《택리지》를 저술하는 데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일반적인 지리서와 달리 이 책에는 현실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함께 민담?풍속?역사 등 인문적 교양이 담겨 있는데, 그 이유를 이중환의 순탄하지 못했던 삶에서 찾는 이가 많다. 과거에 급제한 뒤 병조좌랑에 올랐으나, 극심한 당쟁 탓에 유배되었는가 하면 30여 년간 전국을 방랑하며 떠돌이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그토록 긴 고난의 세월 속에서 ‘살 만한 땅이 어디인가’에 대한 답을 찾으며 만들어진 《택리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문 지리서로 꼽히며 수백 년 동안 독자의 사랑을 받아 왔다.

 

 

출판사 서평

 

살 만한 곳은 어디인가 《택리지》는 실학사상에 바탕을 둔 대표적인 인문지리서로서 조선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다. 그 중 살기 좋은 곳을 논한 에서 이중환은 사람이 살 만한 이상적인 땅의 네 가지 조건으로 지세가 좋은 곳, 생업이 풍부한 곳, 인심이 좋은 곳, 산수가 좋은 곳을 꼽았다. 일제 때 ‘조선팔도비밀지지’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어 풍수지리서라는 오해도 받았지만, 일찍이 육당 최남선은 《택리지》를 “우리나라 지리서 중에서 가장 정요精要한 인문지리학의 시초”라고 평한 바 있다. 이는 여느 지리서와 달리 ‘살 만한 곳은 어디인...

살 만한 곳은 어디인가

《택리지》는 실학사상에 바탕을 둔 대표적인 인문지리서로서 조선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다. 그 중 살기 좋은 곳을 논한 <복거총론>에서 이중환은 사람이 살 만한 이상적인 땅의 네 가지 조건으로 지세가 좋은 곳, 생업이 풍부한 곳, 인심이 좋은 곳, 산수가 좋은 곳을 꼽았다.

일제 때 ‘조선팔도비밀지지’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어 풍수지리서라는 오해도 받았지만, 일찍이 육당 최남선은 《택리지》를 “우리나라 지리서 중에서 가장 정요精要한 인문지리학의 시초”라고 평한 바 있다. 이는 여느 지리서와 달리 ‘살 만한 곳은 어디인가’라는 문제의식을 통해 지리와 인문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역사와 문학과 철학을 모두 어우르는 가운데 우리 땅의 진경을 펼쳐 보임으로써 가히 인문지리서의 전범이 되었기 때문이다. 또 우리 산천 곳곳을 밟으며 각 고을의 인심과 풍속, 역사와 문화, 물자 등을 논하다 보니 자연 책에는 18세기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 산업, 교통, 국방, 풍수지리, 환경 문제 등 다채롭고 풍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고, 체계적인 한국 지리학의 원형을 제시한다.

조선시대 한 지식인의 감동적인 우리 국토 편력기

유일한 저작 《택리지》에 담긴 이중환의 해박한 지리적 지식은 그의 성장과정, 관직 경력, 유배 생활, 그 후의 방랑 생활을 통하여 축적된 것이다. 그의 고향인 공주(장기면)는 삼남대로상의 교통의 요지로서 한양, 내포, 전주, 청주 방면의 육로와 금강수로가 만나는 결절지였으며, 충청감영이 입지하여 있던 도회였다. 그는 이곳에서 성장하면서 서남부 지방의 지리적 정보에 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일찍이 소년 시절에는 부친을 따라 강릉까지 여행하면서 여러 지방의 견문을 넓힐 수 있었다. 문과 급제 후에는 경상 우도와 충청도 동남부 지역의 교통로가 수렴되는 김천역의 김천도 찰방을 지냈는데, 여기서 인근 지역의 주요한 정보를 접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배 생활과 그 후의 방랑 생활을 통하여 전국 각지의 산천과 풍물에 접할 수 있었기에 그의 지리적 안목은 한국적 이상향을 염두에 두고 전국 팔도를 돌아다녔던 인생 역정의 산물이다.

사대부가 살 만한 곳을 찾아서

《택리지》는 그 구성에서부터 단순한 사전식 관찬지리서(관에서 만든 천편일률적인 체계의 지리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창성을 보인다. 이 책은 크게 사대부가 농, 공, 상과 구별 지어진 내력을 밝힌 <사민총론>, 팔도의 개성과 질을 논한 <팔도총론>, 어디가 살기 좋은 곳인지를 논한 <복거총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민총론>에서 이중환은 인간은 본디 모두 평등했으나 각종 예가 번잡해지고 계급이 분화되면서 사대부와 농, 공, 상이 갈라졌다고 했다. 사, 농, 공, 상은 그저 직업의 차이에 불과하며, 이들을 구분하여 차별하는 것은 근본에서 어긋난다고 보았다. 이중환은 옛 성인의 어진 법을 닦으면 사, 농, 공, 상이 다 하나라는 평등사상을 제시함으로써 지배층의 특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중환은 왜 지리를 논하면서 사회 계층에 대해 언급했을까? 그는 당시 현실 정치에서 배척된 아웃사이더로서, 세상을 피해 살 만한 곳을 찾는 데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복거총론> 인심 편에서 말했듯이 그는 전국 어디를 돌아다녀도 사대부가 거할 만한 곳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는 당쟁의 폐해가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지리서에서 당쟁의 시초와 그 폐해를 장황할 정도로 논한 것도 이 때문이다.

<팔도총론>에서는 각 도의 내력, 자연 환경, 풍속, 물자, 인물 등 팔도의 인문지리를 개괄적으로 보여 준다. 여기에는 근 삼십 년간 온 나라를 유랑한 이중환 자신의 체험이 진하게 녹아 있다.

<팔도총론>이 어디가 살 만한 곳인지에 대한 답변 자료라고 한다면 <복거총론>은 그에 대한 대답으로, 《택리지》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 중 특히 인심 편을 주목할 만한데, 이중환은 여기에서 팔도 서민들의 인심을 비교하여 논했다. 그는 인심이 순박하고 두텁기로는 평안도를 으뜸으로 꼽았고, 그 다음으로 풍속이 질박하고 진실한 경상도를 꼽았다. 반면 전라도나 함경도 등은 폄하했는데, 이는 그후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데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이중환은 이 편에서 사대부의 인심을 따로 살폈는데, 여기에서 그는 사색당쟁의 시초와 그 과정을 비교적 자세하게 논하면서 당쟁의 폐해를 통탄했다. 결국 그는 참으로 ‘온 천하에 한번 사대부라는 이름을 얻으면 갈 곳이 없다’는 탄식을 하니 산림에 묻혀 은거생활조차 제대로 할 수 없던 자의 심정을 엿볼 수 있다. 그렇게 허허로운 저자의 심정은 안타깝지만, 결국은 찾을 수 없었던 사대부의 이상향을 찾기 위해 자연 지리적 지식뿐만 아니라 지역과 인물, 인간의 생존과 자연환경을 결부시킨 결과를 통해 오늘날 우리는 급변하던 조선 후기 사회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