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Chinese poem

봄날의 풍경 /김병연

혜공 2015. 2. 10. 10:56

 

一步二步三步立(일보이보삼보립) 한 걸음 한 걸음 또 한 걸음 걷다 보니

山靑石白間間花(산청석백간간화) 푸른 산 하얀 바위 사이사이 꽃이로다

若使畵工模此景(약사화공모차경) 화가 불러 이 경치 그리게 한다면

其於林下鳥聲何(기어임하조성하) 저 숲 속의 새소리는 어찌 하려나

 

어느 봄날입니다.

뚜벅뚜벅 천천히 산에 오릅니다.

따뜻한 기운을 받고 돋아나는 나무의 새순은 초록빛을 토해내고,

화사한 햇살에 비치는 바위들은 유난히 하얗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꽃망울은 하나 둘씩 터져

겨우내 간직했던 자신만의 색채를 내보이고 있습니다.

한 폭의 산수화를 걸어놓은 듯합니다.

한참을 쳐다보다 나도 화가가 되어

멋진 그림으로 이 경치를 간직하고 싶습니다.

그때 보이지는 않지만 수풀 사이에서

경쾌하게 지저귀는 새소리가 골짜기에 울려 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