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My Book

삼국지 /나관중(황석영 역)

혜공 2016. 3. 21. 13:14




책소개

 

삼국지의 줄거리는 원래 정통역사서에서 출발해 여러 시대에 걸친 민중들의 구전설화와 재담, 연희·연극 등의 공연예술, 작가·문인들의 창작이 덧붙여져서 이루어진 것이다. 열 중에 일곱이 사실이라면 나머지 셋이 지어낸 이야기라고 한다. 이 나머지 셋이야말로 각 시대를 통해 끈질기게 이어져 내려온 민중들의 꿈과 소망이 반영되어 있는 부분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사실보다 더욱 중요한 역사의식이다.

 

 

저자소개: 나관중 羅貫中

 

14세기 원말·명초 뛰어난 통속문학가로 이름은 본(, 일설에는 관), 호는 호해산인(湖海散人)이며, 관중은 자()이다. 출생지에 관해서는 샨시성(山西省) 타이위엔(太原) 출신이라는 것을 비롯해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그의 생애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 없다. 그래서 나관중은 소설가 한 사람이 아니라 소설가와 극작가 두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있다. 다만 그의 호인 호해산인이 당대 여러 지역을 방랑하며 지내는 문사를 뜻하는 점으로 미루어 떠돌이 문인집단의 일원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대표작은 진수(陳壽)삼국지를 바탕으로 민간의 삼국 설화와 원대(元代)의 삼국희(三國戱) 등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삼국에 관한 이야기를 한꺼번에 엮어펴낸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가 있다. 그밖에 나관중이 지었다고 전해지는 소설로는 수당양조지전(隋唐兩朝之傳)』 『잔당오대지전(殘唐五代之傳)』 『평요전(平妖傳)』 『수호전(水滸傳)등이 있고, 희곡으로는 풍운회(風雲會)」 「연환간(連環諫)」 「비호자(蜚號子)등이 있지만 실제로 그가 지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옮긴이: 황석영 黃晳暎

 

1943년 만주 장춘(長春) 출생. 고교시절인 1962년 단편 입석 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197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본격화했다. 객지」 「한씨연대기」 「삼포 가는 길」 『장길산』 『무기의 그늘등 탄탄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리얼리즘 미학의 정점에 이른 걸작들을 발표하며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부상했다. 1989년 방북했다가 이후 독일·미국 등지에서 체류했으며 1993년 귀국, 방북사건으로 복역하다가 1998년 석방되었다. 이 수감기간 동안 삼국지번역을 구상, 착수했다. 석방 후 10년이 넘는 창작의 공백을 극복하고 장편 오래된 정원』 『손님을 잇따라 펴내며 한국 최고의 소설가임을 다시 한번 세상에 확인시켰다. 무기의 그늘로 만해문학상을, 오래된 정원으로 단재상을, 손님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중국·일본·대만·프랑스·미국 등지에서 장길산』 『오래된 정원』 『객지』 『무기의 그늘』 『한씨연대기』 『삼포 가는 길등이 번역·출간되었다.

 

 

그림: 왕훙시 王宏喜

 

표지 및 본문 그림 왕훙시 王宏喜 1937년 쟝쑤(江蘇)성에서 출생해 1964년 난징(南京) 예술대학을 졸업했다.(중국화 전공) 중국 고대 인물화 부문의 권위자로 삼국지』 『홍루몽등의 삽화를 그려왔으며 미국·캐나다·일본·태국·싱가포르·대만·홍콩 등지에서 수차례의 전시회를 개최했고, 해당 지역 박물관에 다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중국미술가협회 회원으로 샹하이미술관 고급화가이자 샹하이 하이샹(海上) 서화연구소 부소장, 미국 프린스턴 중국미술협회 고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1권 도원에서 맺은 의리

2권 패권을 다투는 영웅들

3권 고난을 넘어서

4권 풍운을 만난 용

5권 천하 삼분의 시작

6권 서촉으로 가는 길

7권 무상한 원한

8권 남은 뜻을 위하여

9권 하늘이 정한 운수

10권 천하대세는 하나로

 

 

출판사 서평

 

원본의 역사의식에 충실한 번역

 

나관중의 <삼국지>는 기본적으로 실패한 영웅의 일대기이며, 촉한(蜀漢)정통론에 입각한 소설이다. 정사(正史)인 진수(陳壽)<삼국지>를 바탕으로 했으나 나관중이 이를 소설화한 관점은 정사의 시각에 반하는 것이었다. 인의(仁義)의 표상으로서의 유비 삼형제의 가난한 출신성분이나 이들이 갖은 고난 속에서도 의를 지키며 촉한을 세우는 과정, 또한 원의 지배체제에 항거하는 농민봉기에 가담했다는 나관중의 이력을 생각하면, 이 작품이 당대 민중들과 더불어 추구하려 했던 가치가 무엇인지는 금세 짐작할 수 있다. <삼국지>는 의를 추구했지만 현실에서 실패한 영웅을 내세워 집단적인 열망을 투영하는 역사적 흐름 가운데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옮긴이 황석영의 역사의식과 맞닿는 지점이기도 하다. 황석영은 이에 대해 "일본에서는 오히려 조조를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고 때로는 그를 중심으로 줄거리를 전개하는 작품도 있으며, 우리 번역본 중에도 은근히 그런 시도를 하는 경우가 없지 않은데, 이는 패권과 현실에서의 힘을 추구하는 가치관에서 비롯한 것이다. 나는 저러한 이른바 '현대적 해석'에 대해서 백성들의 보편적인 염원을 훨씬 중요하세 여기는 축이다. 따라서 나는 원본의 관점과 흐름에 적극 찬동했고, 이것이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나의 <삼국지>에 대한 일관되 애정의 원천(1권 수록<옮긴이의 말>)이라고 밝히고 있다. 탄탄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우리 시대의 현실문제에 깊이 밀착한 작품들을 발표해온 황석영이 <삼국지>를 옮기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신뢰할 만한 원전의 판본

 

황석영 <삼국지>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원전의 판본이다. 일제시대 <삼국지>의 대종을 이룬 저본이 요시까와 에이지의 번역본이라면 이후 1970.80년대 출간된 국내 번역본들의 대개는 대만 삼민서국(三民書局)출판사판 <삼국연의>를 원본으로 삼았다. 이 판본은 이른바 모종강본(명대 나관중의 원본을 청대 모륜毛綸.모종강毛宗崗 부자가 독자들의 구미에 맞춰 수정한 판본)을 원본으로 한 것이다. 모종강본은 이후 300여년간 큰 인기를 끌었으나 이 과정에서 나관중의 원본이 가진 정확성을 상당히 훼손하였고, 대개의 오류들은 수정되지 못한 체 삼민서국판에까지 이어졌다. 그런데도 이 판본이 국내 번역본들의 원본이 되어온 것은 1992년까지 한중수교가 이루어지지 못한 정황 때문이었다. 황석영 <삼국지>는 이런 점을 고려해 1999년 샹하이 강소고적(江蘇古籍)출판사에서 출간한 <수상삼국연의>를 원본으로 삼았다. 이 판본은 상하이 인민문학출판사의 간체자 판본을 번체자로 바꾼 것으로, 현재 중국에서 가장 신뢰할 만하다고 정평이 나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모종강본의 수많은 오류를 바로잡은 충실한 텍스트로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황석영 <삼국지>를 다른 번역본들과 꼼꼼히 비교하면서 본다면 매회 몇군데씩 수정된 부분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삼국지> 번역사상 획기적인 의의를 지닌다고 하?

 

생동감 넘치는 정확하고 유려한 번역문체

 

<장길산>등에서 선보인 뛰어난 역사적 상상력과 단단하고 아름다운 황석영식 문체에 대해서는 새삼 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중국 고전소설을 쉽고 정확하게 옮기는 것을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황석영은 7년여의 연마와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청소년에서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유려한 글맛을 살린 번역본을 내놓았다. 그간 '정역'내세운 판본들이 난해하고 어색한 번역문체와 의고투에 치우치거나 한문 원문의 맛을 고려하지 않은 우리말 번역에 쏠린 감이 없지 않은데, 황석영은 특유의 작가적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해 생동감 넘치는 우리말 번역을 내놓았으니, 6백년 전 중국소설이 황석영의 손길로 진면목을 드러낸 샘이다. 황석영은 원문의 간결하고 객관적이며 냉정한 사실적 문체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되, 주요한 전투장면 등에서는 나름의 신명을 얹어서 박진감있는 묘사를 덧붙인다. 이로써 "광활한 대지의 허공에서 조감하는 것 같은 전투장면의 남성적 사실성"은 그의 솜씨로 펄펄 살아숨쉬는 듯한 현실적 생동감을 얻는다. 아울러 눈앞에서 벌어지는 것같은 현재형 시제와 객관성을 확보하는 과거시제의 적절한 배합, 이야기의 흐름을 살려 건조한 복문을 끊어 대화체로 만든 것등은 오늘의 독자를 위한 배려이자 황석영식 <삼국지>번역문체의 특성이라 하겠다.

 

고전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210수의 한시

 

<삼국지>의 소설적 형식 가운데 가장 큰 특징은 이야기 중간에 삽입된 한시에 있다. 매회의 제목의 72구의 시로 되어 있으며, 본문 중간중간에도 시들이 삽입되어 있고, 한 장의 마무리도 한시로 끝난다. 이는 중국소설의 형성과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이야기의 흐름과 맛을 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한시 없는 <삼국지>는 아니리만 있고 창은 없는 판소리'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것이다. 황석영은 옥중에서 접한 여러 번역본들에 실망한 이유 중의 하나로 아예 한시를 빼버린 역본, 실었다 하더라도 번역이 틀린 곳이나 오자.탈자과 많은 점, 시에 인용된 고시를 자연스럽게 반영하지 못한 점을 들고 있다. 황석영<삼국지>에서는 총 210수에 달하는 한시 전부를 원문과 함께 수록하고 아우러 성균관대 임형택 교수의 교정을 받아 정갈한 시어로 다듬어 넣었다. '정역'이라는 이름에 값하고 원문의 장려함을 살려 읽는이들이 고전의 참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현대적으로 되살린 <삼국지>의 그림전통

 

<삼국지>는 본래 그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책이다. '해제'(10권 수록)에서 보는바 중국민중들의 <삼국지>애호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라서, 연극.그림. 자극. 승려의 강창공연. 전문 이야기꾼의 거리 구연 등 아주 다양한 형식으로 전승되었다. 이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삼국지그림책'즉 원대의 <삼국지평화(三國志平話)>이다. '평화'는 특히 한 면의 위쪽을 그림으로 하고 아랫부분에 그에 대한 글을 붙인 것으로, 이런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요즘의 중국의 서점들에서도 '그림으로 보는 삼국지' 형태의 책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황석영<삼국지>는 이런 전통의 역사성에 착안해 중국 고대인물화의 권위자 왕흥시 화백에게 특별히 삽화를 의뢰해 수록했다. 호방한 구도와 섬세한 필치로 장면마다의 특성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왕화백의 120여장의 본문삽화와 30여장의 인물도는 온르의 독자들에게 새로운 감상 포인트를 제공한다.

 

오역을 최소화한 정역류로 역시 원문의 맛을 제대로 전해주지만, 그에 더해 황석영 특유의 필력이 살아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전문가의 자문이 제대로 반영되어 소설가의 번역이라도 신뢰가 간다는 평가다.

 

최고의 번역본을 찾아서

 

출판 역사상 삼국지연의만큼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책은 없다. 해방 이후에 나온 삼국지번역만 60종이 넘을 정도이며, 그 번역들은 갖은 논쟁들에 휘말려왔다.

삼국지의 잘된 번역 조건으로는 세 가지를 들 수 있을 텐데, 첫째, 한국어 구사가 유려한가, 둘째, 원본의 내용과 분위기를 잘 살렸는가, 셋째, 역사적인 내용 이해를 돕는 주석이 잘 덧붙여졌는가이다. 10명의 삼국지 전문가로부터삼국지번역에 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가장 많이 추천을 받은 것은 김구용 역과 황석영 역으로, 두 번역본은 모두 정역류에 속한다. 각각 4명의 전문가가 이들을 추천했다. 전문가들이 정역류를 최우선조건으로 꼽는 이유는 무엇보다 삼국지의 진면목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인초 연세대 교수, 홍상훈 서울대 강사, 권순긍 세명대 교수 등은 황석영 역을 최고로 꼽는다. “원본을 최대한 살리면서재미있는, 두 가지 핵심 요소를 두루 갖추었다는 점 때문이다. 인하대 한국학연구소의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국내 대부분의 번역본을 비교해본 홍상훈은 이전에는 김구용 역을 추천했지만, 지금은 황석영 역을 추천한다고 한다. 홍상훈이 삼국지를 보는 최우선 요소는 재미있는가라는 것이다. 그는 정확성은 오히려 부차적 문제다. 황석영은 원문도 잘 살리면서 특유의 필력을 발휘해 읽는 재미가 있다라며 김구용 역과 구분 짓는다. 전인초 교수가 황석영 역을 추천하는 이유는 어차피 전문가 번역이 없는 마당에, 황석영은 전문가의 자문과 지도를 적절히 받았기 때문에 신뢰가 간다라는 이유에서다.


'Book > My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뼈 모으는 소녀 /믹 잭슨  (0) 2016.06.30
스피드 (Speed) /가네시로 가즈키  (0) 2016.06.30
손과 눈과 소리와 /하이타니 겐지로  (0) 2015.12.18
북유럽처럼 /김나율  (0) 2015.11.11
빈센트 반 고흐 /어빙스톤  (0) 2015.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