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오면
들에다 바람을 풀어 주세요 타오르는 불볕 태양은 이제 황금 빛으로 바꿔주시고 거두어 드릴 것이 없어도 삶을 아프게 하지 마소서 그동안 사랑없이 산 사람이나 그동안 사랑으로 산 사람이나 공평하게 시간을 나누어 주시고 풍요로운 들녘처럼 생각도 여물어 가게 하소서
9월이 오면 인생은 늘 즐겁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슬픔 뿐이 아니라는 걸 알게하시고 가벼운 구름처럼 살게 하소서
고독과 방황의 날이 온다해도 사랑으로 살면 된다 하였으니 따가운 햇살과 고요히 지나는 바람으로 달콤한 삶과 향기를 더해 아름다운 생이게 하소서
진실로 어둔 밤하늘 빛나는 별빛과 같이 들길에 핀 풀꽃처럼 마음에 쌓여드는 욕심을 비워두시고 참으로 행복하기만 하소서... |
9월이 오면 이채 이름 모를 들꽃으로 피겠네 보일 듯 말 듯 피었다가 보여도 그만 안보여도 그만인 혼자만의 몸짓이고 싶네 그리운 것들은 언제나 산너머 구름으로 살다가 들꽃향기에 실려오는 바람의 숨결 끝내 내 이름은 몰라도 좋겠네 꽃잎마다 별을 안고 피었어도 어느산 어느강을 건너 왔는지 물어보는 사람 하나 없는 것이 서글프지만은 않네
9월이 오면 이름 모를 들꽃으로 피겠네 알 듯 모를 듯 피었다가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혼자만의 눈물이고 싶네.. |
9월이 오면 사랑하는 사람아 9월이 오면 지천에 꽃 무릎 환하게 수놓으면 하르르 피어난 구절초 사연을 이야기 하자 엷은 미소는 하늘을 안고 꽃으로 피어나리리 바람에 이는 꽃의 마음이 얼마나 향기롭고 아름다운가를 여름 소나기 그리 내리던 무더운 여름을 지나 시원한 소솔바람 불어오는 산 능선의 바람의 곡조 모를 이야기 담아 9월이 오면 아름다운 사랑의 꽃으로 피어나자 행인의 발걸음이 화들짝 반겨주지 않더라도 말 없이 주위를 밝히는 꽃이면 어떠하리 9월이 오면 사랑하는 사람아 들길을 거닐며 아름답던 여름날 푸름을 이야기하며 말 없이 수고한 그네들의 삶 속에 기쁨으로 승화하는 기도가 되자 환희로 가득한 별이 되고 꽃이 되자 우리들의 꿈이 담긴 9월이 오면 |
9월이 오면
김들샘
9월이 오면 비록 잎들은 어눌해져도 꽃들은 마지막 고운 품새로 서늘해진 바람을 향해 내 못다한 노래를 꽃피우리라 9월이 오면 붉어질 듯 살오른 대추 볼 부비며 그렇게 따뜻한 얼굴로 만나고팠던 사람을 한 번 찾아 보리라 |
9월이 오면
정윤희 9월이 오면 당신있는 그곳으로 찾아 가렵니다. 내가 당신을 잊고 지낸 것이 아니란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진정 기다리고 있었다고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9월이 다가오면 당신있는 바닷가 바람처럼 그대 곁으로 다가서고 싶습니다. 아파하고 지쳐 있던 그대 어깨에 기댈 수 있게 가만히 기다려 주세요. |
9월이 오면 이정태
소낙비에 흠뻑 젖은 코스모스가 제 향기에 취해 흔들대며 키다리기할 때 구월이 오는소리 들리네 소리없이 불어오는 소슬바람에 꽃잎이 툭툭 떨어지는 봉숭아가 힘들 때 구월이 오는소리 들리네 아직도 8월의 미련으로 들리는 매미우는 소리 거칠어질 때 구월이 오는소리 들리네
한걸음 내 딛고 또 돌아봐도 가져갈 것 없이 허전할 때 구월이 오는소리 들리네 아직 땀에젖은 장미가시덤풀이 구월이 오는소리에 밀려가고 그렇게 뜨겁든 여름을 잘 챙겨보내려 소나기에 얼굴씻고 바람에 말리고 여름의 흔적이 구월이 오는소리에 밀려가고. 구월이 오면 녹음이 향기를 잃고 詩語도 여름것은 가는구나.
고통과 번뇌가 있다면 모두버릴까! 그리고 사랑도 해 보자! 그리고 그리움도 가져보자, 가난한 마음에서 벗어나 보자, 구월이 오면. |
9월이 오면 정용철 9월이 오면 잊고 지낸 당신을 찾아 길을 떠날 것입니다. 그동안 내가 당신을 잊은 것은 당신을 떠나가 위함이 아니라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 이였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 줄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9월이 오면 고통도 사랑인 줄 압니다. 9월에는 이별도 사랑인 줄 압니다. 9월에는 익어 가는 모든 것이 사랑인 줄 압니다. 9월이 오면 당신은 그곳에 가만히 계십시오. 내가 들판의 바람처럼 달려가 당신이 흘린 그리운 눈물을 닦아주겠습니다. |
9월이 오면 안도현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구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
9월이 오면 박동수 창가에 비치는 파란 하늘 고추잠자리 날개 짓에 맑은 코스모스 꽃잎이 하늘거리고 영글어 가는 풋과일이 또 새로운 소망의 씨앗으로 까맣다
구월이 오면 그날 그때의 꿈들이 코스모스보다 더 청결하고 진하게 너와 나의 사랑으로 피워지리라.
꿈을 잃지 않은 사랑하는 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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