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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류시화

혜공 2015. 2. 16. 14:28

 

 

 

 

 

책소개

 

오랫동안 숙고한 언어, 명상으로부터 길어 올린 지혜, 그리고 진솔한 자기 고백을 마주하다!

류시화 시인의 세 번째 시집『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이후 15년 만에 펴낸 이번 시집에서 저자는 그동안 써온 350편의 시 가운데 56편을 소개한다. 상처와 허무를 넘어 인간 실존의 경이로움과 삶에 대한 투명한 관조가 담긴 시편들을 통해 긴 시간의 시적 침묵이 가져다 준 한층 깊어진 시의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사하촌에서 겨울을 나다’, ‘봄은 꽃을 열기도 하고 꽃을 닫기도 한다’, ‘두 번째 시집에서 싣지 않은 시’, ‘언 연못 모서리에 봄물 들 때쯤’, ‘살아 있는 것 아프다’,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 등 여행의 노정 위에서 수없이 반복된 중얼거림으로 완성해 저자만의 독특한 리듬과 언어적 감성이 스며들어 있는, 다양한 소재와 주제의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오늘처럼 내 손이

오늘처럼 내 손이 싫었던 적이 없다

작별을 위해 손을 흔들어야만 했을 때

어떤 손 하나가 내 손을 들어 올려

허공에서 상처 입게 했다

한때는 우리 안의 불을

만지던 손을

나는 멀리서 내 손을 너의 손에

올려놓는다

너를 만나기 전에는 내 손을

어디에 둘지 몰랐었다

새의 날개인 양 너의 손을 잡았었다

손안 가득한 순결을

그리고 우리 혼을 가두었었다

그러나 오늘처럼 내 손이 싫었던 적이 없다

무심히 흔드는 그 손은 빈손이었다

 

 

저자 : 류시화 (RYU, SI-HWA)

 

저자이자 시인 류시화는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에 시가 당선 되어 문단에 나온 뒤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했다. 이후 인도 사상에 심취 한 그는 여행과 명상을 통한 자기 탐구의 길을 걸으며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1991)와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1996) 을 발표했다. 삶을 신비주의적 차원에서 바라보면서 이 세계에 사는 것의 불가사의함을 섬세한 언어로 그려낸 그의 시집은 모두가 공감하는 보편적 정서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치유 시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을 엮었으며, 명상서적을 소개해 오고 있다. 인도 여행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지구별 여행자』를 썼다.

 

 

출판사 서평

 

돌의 내부가 암흑이라고 믿는 사람은 돌을 부딪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에 별이 갇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노래할 줄 모른다고 여기는 사람은 저물녘 강의 물살이 부르는 돌들의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노래를 들으며 울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차갑다고 말하는 사람은 돌에서 울음을 꺼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냉정이 한때 불이었다는 것을 잊은 사람이다 돌이 무표정하다고 무시하는 사람은 돌의 얼굴을...

돌의 내부가 암흑이라고 믿는 사람은

돌을 부딪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에 별이 갇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노래할 줄 모른다고 여기는 사람은

저물녘 강의 물살이 부르는 돌들의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노래를 들으며 울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차갑다고 말하는 사람은

돌에서 울음을 꺼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냉정이 한때 불이었다는 것을 잊은 사람이다

돌이 무표정하다고 무시하는 사람은

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안으로 소용돌이치는 파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 무표정의 모순어법을

-<돌 속의 별>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