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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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숙고한 언어, 명상으로부터 길어 올린 지혜, 그리고 진솔한 자기 고백을 마주하다!
류시화 시인의 세 번째 시집『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이후 15년 만에 펴낸 이번 시집에서 저자는 그동안 써온 350편의 시 가운데 56편을 소개한다. 상처와 허무를 넘어 인간 실존의 경이로움과 삶에 대한 투명한 관조가 담긴 시편들을 통해 긴 시간의 시적 침묵이 가져다 준 한층 깊어진 시의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사하촌에서 겨울을 나다’, ‘봄은 꽃을 열기도 하고 꽃을 닫기도 한다’, ‘두 번째 시집에서 싣지 않은 시’, ‘언 연못 모서리에 봄물 들 때쯤’, ‘살아 있는 것 아프다’,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 등 여행의 노정 위에서 수없이 반복된 중얼거림으로 완성해 저자만의 독특한 리듬과 언어적 감성이 스며들어 있는, 다양한 소재와 주제의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오늘처럼 내 손이
오늘처럼 내 손이 싫었던 적이 없다
작별을 위해 손을 흔들어야만 했을 때
어떤 손 하나가 내 손을 들어 올려
허공에서 상처 입게 했다
한때는 우리 안의 불을
만지던 손을
나는 멀리서 내 손을 너의 손에
올려놓는다
너를 만나기 전에는 내 손을
어디에 둘지 몰랐었다
새의 날개인 양 너의 손을 잡았었다
손안 가득한 순결을
그리고 우리 혼을 가두었었다
그러나 오늘처럼 내 손이 싫었던 적이 없다
무심히 흔드는 그 손은 빈손이었다
저자 : 류시화 (RYU, SI-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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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돌의 내부가 암흑이라고 믿는 사람은 돌을 부딪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에 별이 갇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노래할 줄 모른다고 여기는 사람은 저물녘 강의 물살이 부르는 돌들의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노래를 들으며 울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차갑다고 말하는 사람은 돌에서 울음을 꺼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냉정이 한때 불이었다는 것을 잊은 사람이다 돌이 무표정하다고 무시하는 사람은 돌의 얼굴을...
돌의 내부가 암흑이라고 믿는 사람은
돌을 부딪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에 별이 갇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노래할 줄 모른다고 여기는 사람은
저물녘 강의 물살이 부르는 돌들의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노래를 들으며 울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차갑다고 말하는 사람은
돌에서 울음을 꺼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냉정이 한때 불이었다는 것을 잊은 사람이다
돌이 무표정하다고 무시하는 사람은
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안으로 소용돌이치는 파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 무표정의 모순어법을
-<돌 속의 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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